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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편지] 미움받을 용기 - 인천나눔의집 원장사제 최성모(요한)
    나눔의집 이야기/2022년 나눔의집 소식지 2022. 12. 28. 09:17

    미움받을 용기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을 보면, 유다인들의 지혜 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한 사람은 반드시 당신을 비판한다. 당신을 싫어하고, 당신 역시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열 명 중 두 사람은 당신과 서로 모든 것을 받아주는 더없는 벗이 된다. 남은 일곱 명은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이때 나를 싫어하는 한 명에게 주목할 것인가, 아니면 나를 사랑해주는 두 사람에게 집중할 것인가, 혹은 남은 일곱 사람에게 주목할 것인가?’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나를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 주목하고 집중해야지라고 대답하시겠지요. 저처럼 나를 미워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두 배 더 많다는 것에 안도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 한 명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 두 명이라는 그 비율은 예수님에게 해당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 땅에 계실 때, 그분을 좋아하고 따른 사람보다 그분을 미워하고 심지어 죽이고 싶어 했던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우리가 제대로 따른다면, 우리에게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나를 좋아하는 사람, 1:2의 비율이 처참히 무너질지 모릅니다. 우리가 가난한 사람에게 주목할 때, 누군가를 가난하게 만들어 자신을 부유하게 한 사람은 분명히 우리를 미워할 것입니다. 우리가 억눌린 사람에게 집중할 때, 그들을 법과 정의라는 이름으로 핍박하는 사람은 분명히 우리를 싫어할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이처럼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노동의 현장에서, 축제의 현장에서, 그리고 어느 곳보다 편안하고 아늑해야 할 자신의 집에서, 처참하고 참혹하게,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족과 친지들의 울음소리, 세상의 부조리를 부르짖는 소리가 멈추질 않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느 누구에게 주목하고 집중해야 할까요? 우리가 사랑해야 할 사람, 서로 모든 것을 받아주는 더없는 벗으로 삼아야 할 사람이 누구일까요?

     

    이제 우리는 이 세상으로부터 미움 받을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사람을 가르고 나누어서, 가난한 사람, 억눌린 사람, 소외된 사람을 만들고, 그들의 편에 서는 이들까지 함께 비난하고 정죄하는 이 세상으로부터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이 세상으로부터 어떤 미움을 받아도 이겨낼 힘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이고, 나눔의집이 가야 할 길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미움 받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인천나눔의집 원장사제 최성모(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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