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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편지] 다시 돌아온 나눔의집 - 춘천나눔의집 원장 지성희 신부나눔의집 이야기/2024년 상반기 소식지 2024. 8. 5. 10:09
1986년부터 했던 노원나눔의집(상계동나눔의집) 14년의 활동을 정리하며 10년 후에 꼭 돌아오겠다던 2000년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24년이 지나고야 다시 나눔의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장소는 춘천으로 바뀌었지만 나눔의집으로 돌아온다던 약속은 지켰습니다.
15년 전 그동안 해왔던 종로시니어클럽의 일들을 모두 정리하고 짐을 싸서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갔습니다. 그때는 내가 가진 것을 내려놓자는 생각과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는 생각이 나의 마음을 지배하였고 나는 그 일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작년 15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가지고 있던 짐들도 모두 버리고 빈손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떠날 때 나눔의집과 돌아온 후의 나눔의집이 무척 다르게 느껴집니다. 사제들도 많이 바뀌고 세월도 25년이 지났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나눔의집 전체를 바라보며 나눔의집에서 만나는 대상들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전에는 가난한 사람들, 어디 기댈 데가 없는 사람들, 그래서 앞길이 탁 막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절실한 나눔의집 활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것에 더해져서 가난하거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하여 활동하는 곳으로 보입니다. 즉 그전에는 먹고 사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사회에 부적응이나 편견에 가로막힌 사람들을 지지해 주고 지원해 주는 활동들을 포괄하여 더욱 커다란 짐을 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제 나눔의집에 돌아와서 3개월, 내가 갈 길에 대하여 묵상을 하는 시간입니다. 예수님이 낮은 곳에서 가난한 이웃과 소외된 이웃들을 향하여, 당신의 어깨를 낮추고, 상대방과 눈의 높이를 맞추셨듯이 나도 나의 어깨와 눈높이를 내 이웃들과 함께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며 살아야 한다는 오랜 슬로건에 마음을 기울입니다.
나눔의집 운동이 40년이 되도록 이어지고 있는 까닭은 신도들의 간절한 기도와 후원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지금도 그 일을 함께하시는 성령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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