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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4.16 10주기 세월호 유가족 인터뷰: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
    나눔의집 이야기/2024년 상반기 소식지 2024. 8. 5. 10:25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 (4.16 세월호 유가족 인터뷰)

    유가족 : 단원고 2학년9반 진윤희 어머니 김순길 님

    인터뷰 : 나눔의집협의회 홍보위원회

     

     

    윤희는 평소에 조용하지만 자기 할 말은 잘하는 아이였어요. 야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딸과 도란도란 나누었던 이야기가 아직 생생합니다.”

     

    안산 416416 가족협의회 사무실을 찾았을 때, 한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

     

    10년의 시간도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나눔의집협의회에서는 세월호참사 10주기를10 기억하고 연대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416416 가족협의회의 유가족을 만났습니다. 지금부터 단원고 2학년92학년 9반 진윤희 학생의 어머니 김순길 님을 모시고 그분이 기억하는 그날10년이 지난 오늘의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그 시간 동안 유가족들의 삶에서 변한 것이 있다면? 그리고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1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2.3년이면 어떤 모양이던 우리가 납득할 만한 해답이 나올 것이라 여겼는데... 윤희를 그렇게 보내고 내가 세상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월호가 바다에 침몰하고 어떤 분이 미안합니다. 어른들 잘못이에요.”라고.” 위로해 주셨는데,, 순간 드는 생각이 나도 어른인데내가 내 아이를 지키지 못했구나. 나 역시 부끄러운 어른이었고, 그동안 세상에서 일어나는 아픈 사고에 무심했던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반드시 진실이 밝혀내고 이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안전한 하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도록 애쓸 것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현재 4.16 가족협의회에서 하고 있는 활동을 소개해주셔요.

     

    4.16가족협의회는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동안 시민들께 받은 사랑을 갚기 위해 유가족 봉사단도 꾸려졌고, 4.16 합창단과 연극반, 공방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 간담회, 북 콘서트 등을 진행했습니다.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지만 “10년이면 되지 않았어? 그만하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렇기에 우리의 활동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지금은 세월호참사 10년을 돌아보며 저희 활동 기록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분산되어 있는 기록들을 찬찬히 모으고 정리해야 우리 활동이 좀 더 지속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민조사단을 꾸릴지, 독립적 조사기구를 다시 요청할지 등에 대한 차후 계획이 설 것 같습니다.

     

     

    10년 동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여러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 힘이 나고 위로가 되었던 적은?

     

    지금도 매 순간 힘이 들어요. 참사 초기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안산에서 국회까지 여러 번의 도보순례를 이어갔는데 그때는 걷는 것 차체가 힘이 들었습니다. 주위에서 함께 걷고 응원해 주는 많은 분들이 있었음에도 그분들이 잘 보이질 않았어요. 그만큼 내게 닥친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만큼 걷는 것이 힘들지 않아요. 이제는 주위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그와 맞잡은 손길에 기운을 얻고 위로를 받습니다. 여전히 세월호가 잊히면 어떡하지? 우리만 덩그러니 남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은 있지만 저는 사람들의 힘을, 그리고 연대의 힘을 믿습니다.

     

     

    작년 10.29 이태원참사는 세월호참사와 결이 닮은 것 같습니다. , 이태원참사 유족들에게 당부하거나 해주실 말이 있다면?

     

    이태원참사유가족들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드렸어요. “세월호는 안산이라는 지역적 거점이 있지만 이태원참사는 유가족들이 전국에 퍼져 있기 때문에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힘들 때 함께 모인 유가족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었듯 자주 만나고 자주 연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유가족들이 처한 상황과 성향, 그리고 슬픔의 깊이가 서로 다르니 서로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세월호의 아픔 속에서 다른 아픔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삼풍백화점 희생자유가족이나 대구지하철화재유가족 모임에 함께했습니다. 그렇게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사회적 참사로 아픔을 겪고 있는 8개의 단체가 피해자연대라는 이름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들도 곧 함께하시겠지요?

     

     

    여전히 안전하지 않고 생명이 존중받지 못하는 이 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예방도 못했고 대응도 못했고 책임자는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책임자가 사건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고 죄를 면하게 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시나요? 그렇게 죄를 피해 간다면 그 어떤 책임자가 사건을 잘 파악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겠습니까? 이런 관행이 반복되지 않아야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의 아픈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이제 10년 전 4월 16일에 일어났던 사고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세월호 유가족들은 한국사회 전체의 안전을 묻는 것입니다. 누가 걸어가도 탄탄하고 안전한 사회가 되기 위해 저희의 싸움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니 저희를 응원해 주시고 계속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세월호를 기리는 노래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가사 중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아픔은 아픔으로 통하고 그 안에서 소중한 뭔가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윤희 어머님의 말씀대로 세월호는 우리 사회 모두의 아픔이고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낸 참사입니다. 한 개인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막강한 어둠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고, 잊지 않으며 함께 소리를 모아간다면 이 차가운 세상도 변하지 않을까요? 세상의 모든 아픔은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함께 소리 내는 일은 결국 우리 스스로를 살리는 일이라고 믿어요.

     

    꼭 잡은 손 놓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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