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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동가의 소리] 갑자기! 용산나눔의집에 고백하는 5년차 활동가! - 용산나눔의집 이주인권활동가 강다영
    나눔의집 이야기/2024년 하반기 소식지 2024. 11. 27. 16:44

    안녕하세요. 인생의 절반을 이주민으로 산 용산나눔의집(용나집) 이주 인권 활동가 강다영입니다. 사무국에서 활동한 지 벌써 5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아요. 제가 나눔의집 소식지의 ‘활동가 이야기’를 맡게 되다니! 오늘은 제가 5년 아니 그 이상 나눔의집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용나집은 저의 자부심이거든요! 용나집이 왜 제게 그렇게 소중하고 자부심이 될 정도로 큰 의미를 가지는지 자랑하고 싶습니다! ㅎㅎ

     

    제 ‘나눔의집’의 시작은 용나집의 신앙공동체인 ‘길찾는교회/용산나눔교회’입니다. 해외 생활을 하며 한인교회에서 마주한 성소수자 혐오적인 설교와 젠더차별적인 교회의 모습에 괴로워할 때, 닷페이스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길찾는교회/용산나눔교회의 사제이신 자캐오 신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괴로움으로 교회를 여러 차례 옮겨 다니다 결국 교회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을 때 발견한 퀴어 친화적인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 친화적인 교회는 제게 숨 쉴 틈이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에 입국해서 ‘길찾는교회/용산나눔교회’를 찾아간 건, 그런 교회의 신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나에게 불편함과 괴로움을 주는 곳이 아닌 편안함 그리고 소속감을 줄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그렇게 저는 2019년에 길찾는교회/용산나눔교회의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길찾는교회/용산나눔교회에서 ‘미등록 이주민’ 식구들을 만났습니다. 우리 교회는 필리핀 미등록 이주민 커뮤니티와 내국인 커뮤니티가 함께합니다. 필리핀에서도 오래 살았던 저는 필리핀 식구들이 참 반가웠습니다. 필리핀 음식부터 필리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무서운 이야기, 필리핀의 다양한 도시 등 애찬을 함께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자캐오 신부님의 요청으로 통번역 봉사를 시작했고요. 필리핀 식구들이 병원에 갈 때 함께 동행해서 통역을 하기도, 학교 안내장을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등록 이주민’ 식구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필리핀 식구들과 같이 한국에 계시는 미등록 이주민분들과 동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커가고 있던 시기에, 마침 신부님이 용나집의 미등록 이주 인권 활동가를 제안하셨습니다. 저는 덥석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용산나눔의집의 활동가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이주민 식구들 가까이에서 필요한 활동들을 할 수 있었거든요!

     

    2020년, 코로나19가 기승 부리던 시기, 정부는 마스크를 사려면 신분증을 요구했었지요. 교회 식구이신 이주민 길벗 ‘제니스’님은 미등록 이주민들이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용나집과 이주민 식구들이 협력해 900명의 이주민들에게 마스크를 비롯한 위생용품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용산나눔의집이 오랜 기간 이주민 식구들과 동행하여 쌓은 관계와 신뢰 덕분에 미등록 이주민이 처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위생용품이 필요한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초등학생인 발달장애 미등록 이주아동이 하굣길에 실종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이의 실종 신고를 위해 파출소를 찾았다가, 경찰차에 태워져 출입국 외국인청으로 끌려갔습니다. 용산나눔의집은 MBC 등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사건을 공론화하였고, 용나집이 주축이 되어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빠르게 대응한 결과 어머님은 외국인보호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다음날 구금해제되었습니다.

     

    2022년, 트랜스 여성 난민 Bella님의 안정적인 한국 정착을 위해 긴급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104명의 길벗님들이 후원으로 마음 모아 주셨고, 3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통해 Bella님은 구직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용나집은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활동으로 다양한 퀴어 인권 활동가 그리고 단체들과 함께 Bella님과 같은 성소수자 난민 길벗들이 한국에서 난민신청을 할 때 필요한 정보를 담은 리플릿을 5개 국어로 제작했습니다. 용나집이였기에 퀴어와 이주민이 만나는 복합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 공공상생연대기금의 지원으로 ‘미등록 이주민’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신개념 보드게임 <시크릿 도어>를 개발했습니다. 도심 속 미등록 이주민 노동과 일상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만난 여러 미등록 이주민의 서사를 바탕으로 만든 방탈출 게임입니다. 실태조사 결과가 담긴 <도심 속 미등록 이주민의 노동과 일상> 보고서와 더불어 보드게임 개발까지! 용나집이였기에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지요?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저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준 용나집과 신부님께 참 고맙습니다 ㅎㅎ 활동을 하다 보면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사회의 모습에 상처받고 지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길찾는교회/용산나눔교회 식구들이 제게 위로와 힘이 되어줍니다. 그 위로와 힘으로 다시 일어나 인식개선 활동부터 직접지원, 제도개선, 긴급 캠페인까지, 이주민 길벗의 곁에서 필요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건 용나집이라는 든든한 기반과 후원자님들의 후원 활동 덕분입니다. 그래서 제게 용나집은 자부심입니다. 이런 용나집과 함께하고 싶으신가요? 후원 길벗이 되어 후원 활동으로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http://ysnanum.or.kr/donation/ 정기 후원으로 함께하실 수 있어요~! (제가 또 후원 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럼 여러분! 저는 이주 인권 활동 하러 가보겠습니다! 나눔의집 화이팅! 용나집 화이팅!

     

    글쓴이: 용산나눔의집 강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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